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대출 8.3조 시대, 예금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반기마다 내는 보고서를 보다가 눈에 띈 숫자가 있었습니다. 세 은행이 사장님들에게 빌려준 돈(개인사업자대출)이 1년 사이 50% 넘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세 은행 어디에도 계좌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숫자가 신경 쓰인 이유는, 은행이 돈을 어떻게 버는지가 결국 그 은행이 얼마나 튼튼한지와 이어진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계좌가 없더라도, 은행이 흔들리면 예금자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2026년 6월 30일 기준)

각 은행이 낸 반기보고서를 보면, 2026년 상반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과 1년 전 대비 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은행 2025년 상반기 말 2026년 상반기 말 증가율
케이뱅크 1조5820억원 3조3010억원 +108.7%
카카오뱅크 2조5390억원 3조6870억원 +45.2%
토스뱅크 1조4061억원 1조3372억원 -4.9%
합계 5조5271억원 8조3252억원 +50.6%

직접 계산해보면, 카카오뱅크가 빌려준 돈 전체(48조2170억원) 중 개인사업자대출은 약 7.6%(3조6870억원÷48조2170억원)입니다. 아직 큰 비중은 아닙니다. 그런데 반기보고서를 보면, 상반기에 새로 늘어난 대출 중 개인사업자대출이 차지한 비중은 48%였습니다. 새로 나가는 대출 두 개 중 하나꼴로 이쪽에 쏠리고 있다는 뜻이라, 전체 비중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 증가를 나타내는 막대그래프 일러스트

위험은 나눠서 봐야 합니다

개인사업자대출이 늘었다는 사실과, 그래서 은행이 위험해졌다는 결론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보면 필요 이상으로 걱정하게 됩니다.

딜사이트TV플러스가 2026년 5월 13일 보도한 카카오뱅크 자료를 보면, 2026년 1분기 말 기준 이 은행에서 갚지 못한 대출 비율(연체율)은 0.51%, 부실 위험이 큰 대출 비율(NPL비율)은 0.53%였습니다. 이때 개인사업자대출은 3조4000억원 수준이었고, 이후 석 달 동안 3조6870억원까지 늘었습니다. 즉 개인사업자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동안에도, 은행 전체로 보면 연체율과 부실률은 여전히 1%도 안 되는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찾은 자료 어디에도 '개인사업자대출만 따로 떼서' 계산한 연체율은 없었습니다. 지금 나온 0.51%, 0.53%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모두 합친 평균값입니다.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이 아직 7%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부분에서 연체가 조금 늘어도 전체 평균에는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자수익의존도를 걱정하는 시선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 당장 "위험해졌다"고 단정할 근거도 아직은 부족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예금자라면 이런 것을 보면 됩니다

확인할 것

  • 분기마다 나오는 실적발표에서 연체율·부실률이 계속 낮게 유지되는지
  • 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혹시 모를 손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대손충당금)도 같이 늘고 있는지
  • 앞으로 개인사업자대출만 따로 떼어낸 연체율이 공개되기 시작하는지

꼭 알아둘 것

예금자보호제도로 보호받는 돈은 은행 한 곳 당 원금과 이자를 합쳐 5천만원까지 입니다. 이 금액을 넘겨 한 은행에 넣어둔 상태에서 그 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넘긴 금액은 돌려받지 못합니다. 특정 은행이 대출 구조를 바꾼다는 뉴스를 봤을 때, 수익이 좋아지는지 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내 예금이 이 5천만원 안에 있는지 입니다.

플라워 앤 이슈의 판단

저는 아직 이 세 은행 중 어디에도 계좌를 열 생각이 없습니다. 편리해서 인터넷은행을 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안전하다는 믿음이 먼저이고, 그 믿음은 지금까지 조금 나은 금리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보고서를 직접 살펴보면서 든 생각은, 대출 쪽에 몰려 있던 수익을 나누려는 방향 자체는 장기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만 개인사업자대출만 따로 떼어낸 연체율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이 변화가 좋은 신호인지 조심할 신호인지 아직 판단을 미루려고 합니다. 다음 분기 실적이 나올 때 연체율과 부실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

이 글은 특정 은행에 계좌를 열거나 예금·대출 상품에 가입하라고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조언이나 재무 상담도 아닙니다. 어떤 은행을 이용 할 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읽는 분 본인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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