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장년 월평균 661만원이라는데, 왜 제 통장은 다른 얘기를 할까요

안녕하십니까. 플라워 앤 이슈입니다.

서울에 사는 40~64세 중장년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661만7000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도 이 연령대에 들어와 있는데, 이 숫자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그럼 저는 왜 이렇게 빠듯한가”였습니다. 저는 이미 퇴직했고, 대학생인 자녀가 유학 중이라 매달 200만원 정도를 보내고 있습니다. 평균이라는 숫자와 제 가계부 사이의 거리를 한 번 계산해보기로 했습니다.

플라워의 프레임

표면 사건: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계봉오 국민대 교수가 공동 개발한 ‘서울시 중장년 삶의 질 지표’ 첫 측정 결과가 2026년 9월 15일 발표됨

핵심 수치: 돌봄 부담 88.1%, 이중부양(끼인세대) 48.4%, 가구 월평균소득 661만7000원, 소득만족도 20.9%, 정책 필요 63.9% 대 체감 22.6%

본질적 쟁점: 삶의 만족도를 가른 건 취업 여부(0.06점 차)가 아니라 소득 수준(0.65점 차)이었다는 점

파급 경로: 자녀의 사회 진입이 늦어지면서 은퇴 시점과 자녀 교육비 지출 시점이 겹치는 가구가 늘어남

핵심 변수: 소득이 유지되는지 여부, 그리고 줄이기 어려운 고정지출(자녀 학비)의 비중

가계부와 계산기가 놓인 따뜻한 갈색 톤의 편집 일러스트

평균 뒤에 가려진 격차

이번 조사는 2026년 6월 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거주 만 40~64세 20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습니다. 조사 결과 서울 중장년의 88.1%가 부모나 자녀 중 한쪽 이상을 돌보고 있었고,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돌보는 이른바 ‘끼인세대’는 48.4%, 50~54세로 좁히면 62.1%까지 올라갔습니다. 삶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18점이었는데, 이 점수를 가른 변수는 취업 여부가 아니었습니다. 취업자와 미취업자의 만족도 차이는 0.06점에 불과했던 반면, 주거 점유 형태는 최대 0.69점, 소득 수준은 0.65점, 혼인 상태는 0.57점까지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자가 거주자는 3.31점, 보증금 없는 월세 거주자는 2.62점이었습니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소득 자체입니다. 월평균 소득이 661만7000원이나 되는데도 소득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0.9%뿐이었고, 소득 상위 4분위 가구조차 만족 비율이 2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평균이 높다고 만족도가 따라 올라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은퇴 후에도 계속되는 지출, 제 계산

저는 이 조사에서 말하는 ‘취업자’가 아닙니다. 퇴직한 상태이고, 대학생 자녀가 유학 중이라 매달 200만원 정도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200만원을 서울 중장년 가구 월평균 소득 661만7000원에 대입하면 약 30.2%에 해당합니다. 평균 가구의 소득에서 3분의 1가량을 자녀 학비 한 항목에 쓰는 셈입니다. 문제는 제 실제 가구소득이 이 평균보다 낮게 느껴진다는 점인데, 그렇다면 이 비중은 30%보다 더 커집니다. 여기서 조사 결과가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취업자와 미취업자의 만족도 차이가 0.06점에 그친 이유는, 취업 여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취업을 통해 얻는 소득이 유지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8월 27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은 529만5000원이었습니다. 이 수치는 전 연령대·전국 단위라 서울 중장년 조사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은퇴로 근로소득이 끊긴 가구라면 이 전국 평균보다도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자녀 학비 같은 지출은 소득이 줄었다고 함께 줄어들지 않습니다. 퇴직으로 소득은 끊기는데 지출은 그대로 이어지는 구조, 이게 제가 체감하는 격차의 실체입니다.

정책 체감 41.3%포인트 격차에서 제가 걸리는 항목

조사에서 중장년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63.9%였지만, 실제 정책의 도움을 체감한다는 응답은 22.6%에 그쳐 격차가 41.3%포인트에 달했습니다.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사회공헌 일자리 연계(77.7%)가 1위였고, 중장년 전용 운동·신체활동 프로그램(75.7%), 취업훈련·재취업 상담(75.6%), AI·디지털 역량 교육(73.3%)이 뒤를 이었습니다. 저처럼 은퇴 후 소득 공백이 있는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걸리는 항목은 사회공헌 일자리 연계와 재취업 상담입니다. 다만 이 목록 어디에도 ‘성인 자녀 학비 부담’을 직접 겨냥한 항목은 없습니다. 이번 지표의 돌봄 정의가 ‘부모 또는 자녀 돌봄’으로 되어 있어 성인 자녀에 대한 재정 지원까지 포함하는지는 발표 자료만으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흔히 이중부양이라고 하면 노부모 요양과 미성년 자녀 양육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저처럼 이미 성인이 된 자녀의 학비를 계속 대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이 통계와 정책 설계 사이에서 빠져 있다면, 체감 격차 41.3%포인트 안에는 제 상황 같은 사례도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론: 이 조사만으로 단정할 수 있을까

이 조사는 온라인 자기기입식으로, 스마트기기 활용이 익숙한 중장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응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서울시 거주자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지방 중장년 가구의 상황과는 다를 수 있고, 6월 한 달 조사라 계절적 요인(방학 중 유학비 송금 등)이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50~54세 구간의 끼인세대 비율 62.1%처럼 세부 연령대로 쪼갠 수치는 표본 크기가 작아질수록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감안해야 합니다.

가계 도달 지점

경로와 시차: 평균 소득 발표와 개별 가구 체감 사이에는 시차가 없이 바로 비교가 가능하지만, 이 결과가 실제 정책 예산에 반영되기까지는 내년도 예산 편성 시점까지 시차가 있습니다

영향의 편차: 자가 거주 여부, 취업·은퇴 여부, 자녀의 재학 상태에 따라 체감 격차가 크게 벌어집니다

확인 행동: 본인 가계부에서 자녀 관련 고정지출이 월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직접 계산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확인 창구: 서울시50플러스재단 홈페이지 공지 및 국가데이터처 KOSIS 가계동향조사

오해 차단: ‘평균 661만원이니 여유 있는 편’이라는 해석과 ‘취업만 하면 만족도가 오른다’는 해석 모두 이번 조사 결과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플라워의 판단

이번 조사에서 제가 눈여겨본 건 평균 소득 숫자 자체가 아니라, 만족도를 가른 변수가 취업이 아니라 소득의 지속성이었다는 부분입니다. 저처럼 퇴직으로 소득은 줄었는데 자녀 학비 같은 경직적 지출은 그대로 남아있는 가구라면, 평균 661만원이라는 숫자는 체감과 거리가 멀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국가데이터처가 은퇴·무직 가구의 소득을 별도로 분리한 통계를 발표하거나, 서울시가 이번 지표의 ‘자녀 돌봄’ 정의에 성인 자녀 학비 부담을 명시적으로 포함시켜 후속 수치를 내놓는다면 위 판단은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확인 지표: 다음 분기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은퇴·무직 가구 소득 구분), 서울시50플러스재단 후속 세부지표 발표 여부

플라워 앤 이슈의 한마디

평균은 대표가 되기도 하지만, 저처럼 평균 바깥에 있는 가구도 있다는 걸 이번 계산으로 다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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