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63조원, 56조원, 218조원: 세 숫자는 무엇이 다른가
2026년 9월 30일 재정경제부가 올해 국세수입을 478조6000억원으로 다시 추계했다는 기사를 읽다가, 초과세수 숫자가 63조, 56조, 218조, 225조로 제각각 나오는 게 눈에 걸렸습니다. 다 맞는 숫자인데 서로 다른 것을 재고 있었습니다. 그게 무엇인지 풀어 보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부분이 어디인지 적어 보려 합니다.
기준일은 2026년 9월 30일이고, 재경부 발표를 인용한 여러 보도에서 서로 맞는 수치만 썼습니다. 전부 확정치가 아니라 전망치입니다.
제 세금도 어딘가엔 들어 있습니다
저는 올해 7월에 양도소득세를 신고했습니다. 금액은 밝히지 않겠지만 예상과 다르게 나온 조건은 없었습니다. 그 양도소득세가 이번 재추계에서 추경 전망보다 6조2000억원 늘어난 세목이라는 걸 보니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국세수입 통계를 제 손으로 찾아본 적은 없어서, 아는 척하지 않고 확인되는 값만 옮기겠습니다.
63조와 56조 사이
63조2000억원은 총국세 기준으로, 478.6조원에서 추경 때 잡은 415.4조원을 뺀 값입니다. 미래대응기금은 내국세 기준이라 56조2000억원이 쓰이는데, 둘 사이 7조원 차이의 대부분은 농어촌특별세 증가분 6조7000억원과 겹칩니다. 나머지 3000억원이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218조5000억원은 내년 기금 162조3000억원에 56조2000억원을 통째로 얹은 가정이고, 63조2000억원을 얹으면 225조5000억원이 됩니다. 어느 쪽이든 "전부 들어간다면"이라는 조건이 붙은 숫자입니다. 기금이 내국세 기준이라는 보도를 따르면 218조5000억원 쪽이고, 그래도 지금 계획보다 34.6% 커지는 정도입니다(56.2÷162.3). 재경부 조세총괄정책관도 실제 전입 규모는 관계부처 협의로 정한다고 했습니다.
그 돈은 어디서 나왔나
증가분 63조2000억원 중 법인세가 35조1000억원으로 절반이 넘는 55.5%입니다. 소득세가 15조6000억원(24.7%)인데, 그 안에 근로소득세 4조4000억원, 배당소득세 3조9000억원, 양도소득세 6조2000억원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에 농특세 6조7000억원, 부가세 2조4000억원, 증권거래세 1조9000억원을 더하고 남는 1조5000억원 정도가 나머지입니다.
법인세·소득세·농특세·증권거래세만 합쳐도 59조3000억원, 93.8%입니다. 성과급, 특별배당, 주택 거래, 거래대금처럼 내년에도 같은 크기로 오리라 장담하기 어려운 이름이 많이 보입니다. 반도체나 증시가 어디로 갈지는 제가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거기까지는 가지 않겠습니다.
올해 세수가 이어질지는 판단을 못 했습니다
8월까지 걷힌 세금은 329.9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9.1조원 많다고 합니다. 기사에 나온 진도율 79.4%는 추경 415.4조원 대비라서, 이번에 올린 478.6조원 기준으로 다시 나누면 68.9%입니다.
작년은 8월까지 260.8조원(329.9−69.1)이 걷혔고 연간 실적이 373.9조원이니 69.75%였습니다. 작년과 같은 속도로 걷힌다고 가정하면 올해는 473.0조원(329.9÷0.6975)이 되어 재추계와 5조6000억원 차이입니다. 남은 4개월에 148.7조원이 더 들어와야 하는데 작년 같은 기간은 113.1조원이었으니 35.6조원이 더 필요한 셈입니다. 법인세 분납이 9~10월에 들어온다는 보도를 감안하면 무리한 숫자는 아닌 듯합니다.
그래도 이건 작년 패턴이 올해도 반복된다는 가정 하나에 기댄 계산입니다. 정부도 거래대금이 평상시 수준이라는 전제를 깔았다고 하니, 그 전제가 틀어지면 다시 빗나갈 수 있습니다. 오차율은 추경 기준 15.2%, 본예산 기준 22.7%였고, 2023년에는 반대로 -14.1%였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초과세수는 결국 추계가 빗나간 크기이기도 해서, 이 규모가 계속될지는 지금 제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쓰는 순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현행법은 초과세수를 국채 상환에 쓸 수 있게 하고, 남으면 세계잉여금으로 돌려 국채 상환이나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등에 쓰는 구조라고 합니다. 올해 추경에서도 국채 상환에 1조원이 배정됐습니다. 정부가 낸 개정안은 여기에 초과 조세수입을 미래대응기금에 세입·세출 외로 전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더합니다. 이 안대로라면 추경 없이도 기금에 넣을 수 있는데, 얼마까지 넣는지는 이 규정만으로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국채부터 갚자는 쪽은 내년 지출이 이미 늘었고 시장금리도 오르니 상환 최소치를 준칙으로 두자고 합니다. 기금 쪽은 청년·성장동력 투자와 세수가 줄 때의 안전판을 이유로 들고, 정부는 다른 기금처럼 국회 통제를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어느 쪽 말에도 이유는 있어 보입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통제가 마음에 걸립니다. 과거에는 초과세수를 새 지출에 쓰려면 추경을 통해 국회 심의를 받기도 했는데, 이번 안은 그 단계가 빠질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게 정말 통제가 느슨해진다는 뜻인지는 조문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달려 있어서, 지금은 어느 쪽 배분이 낫다고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결국 지금 확정된 건 올해 세금이 63조2000억원 더 걷힐 전망이라는 것 하나입니다. 그 돈이 국채 상환으로 갈지 기금으로 갈지, 얼마씩 나뉠지는 아직 열려 있고, 저는 그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계속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