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13만원 냈던 경험, 지금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봤습니다
작년에 목이 뻐근해서 동네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 번에 13만원이었고, 당시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비급여 진료비 공개 기사를 보다가, 제가 받은 도수치료가 올해 7월 1일부터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계산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때 냈던 금액과 지금 기준을 나란히 놓고 계산해봤습니다.
753개 항목 공개, 그런데 도수치료는 없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9월 3일 2026년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했습니다(2026.9.4. 자료 게재 기준). 전국 7만4449개 의료기관, 753개 항목이 대상이었고,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593개 항목 중 73.5%(436개)는 평균가격이 올랐습니다. 다만 소비자물가상승률(3.2%)을 반영한 실질가격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75.5%(448개)는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 자료 어디에도 도수치료는 없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도수치료는 올해 7월 1일부터 비급여에서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애초에 비급여 가격 공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13만원과 평균 11만원, 그 차이
전환 전 도수치료 가격은 병원마다 자율이었습니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전환 직전 전국 평균은 1회 약 11만원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낸 13만원은 이 평균보다 2만원, 비율로는 약 18% 높은 금액이었던 셈입니다. 당시엔 비교할 기준 자체가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지나고 보니 평균보다 확실히 비싸게 낸 축에 속했습니다.
7월 1일부터는 계산법 자체가 바뀌었다
7월 1일부터 도수치료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으로 신설된 관리급여 유형에 편입됐습니다. 치료목적 도수치료의 1회 수가는 전국 동일하게 43,850원으로 정해졌고, 여기에 본인부담률 95%를 적용하면 환자가 실제로 내는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43,850원 × 0.95 = 약 41,660원
제가 작년에 낸 13만원과 비교하면 8만8천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다만 저는 전환 전에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이 비교는 '지금 같은 치료를 받았다면'이라는 가정 위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횟수 제한도 새로 생겼습니다. 주 2회, 연 15회까지만 인정되고(2026년은 시행일인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기준 15회), 수술이나 골절처럼 특수한 사유가 있을 때만 연 24회까지 예외적으로 인정됩니다.
| 구분 | 전환 전(2026.6.30 이전) | 전환 후(2026.7.1부터, 치료목적) |
|---|---|---|
| 1회 금액 | 병원 자율(평균 약 11만원, 제 경우 13만원) | 전국 동일 43,850원 |
| 환자 부담 | 100%(비급여) | 95%, 약 41,660원 |
| 횟수 제한 | 없음 | 주 2회, 연 15회(2026년 기준, 예외 시 24회) |
| 목적 구분 | 없음 | 치료목적만 적용, 비치료목적은 기존 방식 유지 |
'이제 다 4만원대'라는 착각
여기서 제가 처음에 잘못 이해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43,850원이라는 가격이 모든 도수치료에 적용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가격은 질환 치료 목적으로 받는 도수치료에만 적용됩니다. 단순히 피로를 풀거나 체형을 교정할 목적으로 받는 도수치료는 여전히 비급여로 남아 있고, 가격도 병원이 정하는 대로 환자가 100% 부담합니다.
문제는 이 '목적' 구분을 환자가 스스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병원이 진료 목적을 어떻게 기록하느냐에 따라 같은 도수치료라도 4만원대로 끝날 수도, 예전처럼 10만원 넘게 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병원이 제 치료를 체형교정 같은 비치료 목적으로 분류해버리면, 저는 협상할 방법 없이 병원이 정한 금액을 그대로 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이번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크게 걱정했던 지점입니다. 목적 분류는 병원 쪽에서 이루어지고, 환자가 사후에 바로잡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걱정했던 두 가지, 정부도 같은 걸 보고 있었다
제가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불편했던 건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이 치료를 계속 받아도 되는 건지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것, 다른 하나는 왜 이 금액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제도 변경의 취지를 찾아보니, 정부가 관리급여를 도입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복지부는 도수치료가 진료비 규모가 크고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가 큰 대표적 비급여 항목이면서, 치료 효과에 비해 오남용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7월 1일부터는 의료기관이 도수치료를 시행한 뒤 치료 효과를 평가하고 그 내용을 의무적으로 기록하도록 바뀌었습니다. 또한 시행 전에는 도수치료관리시스템이나 심평원을 통해 환자의 치료 횟수를 확인하도록 절차도 생겼습니다. 제가 작년에 느꼈던 '설명 부족'과 '과잉진료 우려'가 제도적으로는 이번에 다뤄진 셈인데, 실제로 병원 현장에서 이 기록과 확인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는 환자 입장에서 직접 물어보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들
- 진료 전에 이번 치료가 '질환 치료 목적'으로 기록되는지 병원에 직접 물어보기
- 영수증에서 급여(관리급여) 항목과 비급여 항목이 구분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 올해 받은 도수치료 횟수가 연 15회에 가까워지고 있는지 챙기기
- 치료 후 효과 평가와 기록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물어보기
- 체외충격파·증식치료·신장분사치료 등 여전히 비급여로 남아 있는 근골격계 항목은 심평원 비급여 가격공개 누리집·앱에서 병원별 가격을 미리 비교하기
제 판단 기준
예전에는 도수치료를 받을 병원을 정할 때 가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주변 추천으로 골랐습니다. 치료목적 도수치료 가격이 전국 동일하게 정해진 지금은, 가격보다 치료 목적을 정확히 기록해주는지, 필요 이상으로 횟수를 늘리지 않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쪽으로 기준을 옮기려고 합니다. 가격이 표준화됐다고 해서 병원을 고르는 일이 쉬워진 건 아니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13만원을 낼 때는 이 금액이 비싼 건지 싼 건지 판단할 기준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적어도 새 기준과 견줘볼 수는 있게 됐습니다. 다음에 도수치료를 받게 되면, 영수증에 급여 항목으로 찍히는지부터 확인해볼 생각입니다.